시간을 벌자/길떠나기(국내)

반나절 해가 아쉬운 운일암 반일암 골짜기에서

가마실 / 설인 2012. 5. 29. 11:59

전북 진안 내처사동에서 허겁지겁 운장산 1133고지에 올라 찜하고, 해 떨어지기 전에 내려가야 할 곳이 있다. 바위가 어마어마하고, 골짜기가 어마어마하게 길다는 곳.... 

 

 

 

 

부랴부랴 내려선 곳이 운일암반일암

골짜기가 길어 반나절 못가 해가 떨어진다는 곳이라더니 벌써 서산에 하루해가 걸리고 계곡의 큰바위는 해를 반쯤 가리우는데....

좀 서둘러 내려올 걸 후회했다.

 

 

바위가 얼마나 큰지 해를 반 가리고도 넉넉했다. 사람이 마치 개미같이 꼬물댄다

큰바위 곁에 서니 그 위압감에 숨통이 막힌다. 어릴적 가위눌리던 생각이 나서 얼른 빠져나왔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자연앞에서는 한낱 미물이다. 큰바위 얼굴들이 즐비한 계곡을 시원스레 내려다 보고 겸손하며 바람직한 행동 하라는 뜻인지  정자 한채 한가로이 앉아있다. 서산에 해가 떨어지니 더욱 숙연해진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

집이라 해서 엄마가 애달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건만 그래도 휴식이 필요할 때는 집이 최고다.

돌아가야지 짐을 챙겨야지.

 

 

 

 

 

 

 

돌아오는 길목 계곡에서 벅수로 잡았다는 각종 피래미들이 발걸음을 잡았다. 갑자기 허기진다.

매운탕에 분위기 나는 홍주 한잔 . 솜씨좋은 주인마님과 여인들이 살아가는 한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해 넘어건 줄 모르고...2차는 다음에 듣기로하고 길이 멀어 일어섰다. 몇십년지기 친구를 만남듯 보내주기 싫어 손을 잡고 놓지않는 마님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음에 다시 꼭 와야한다고. ....오늘 한많은 여인의 삶에 대하여 맞장구 처주어 너무 고맙다고.. ... 우리 여인들의 삶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풀어놓다보면 다 그렇고 그랬는 것을....

"질곡의 삶을 녹여 자글자글 끓여서 그런지 음식 맛이 진맛이었어요. 400고지라 그런지 구름이 많아 해를 반밖에 못보는 겨울이면 더욱 춥다지요. 피리 고동 잡아다 주시는 짬짬한 터주 아저씨와 함께 하시면 춥지않을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