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笑곳 이야기/시낭송 공연

[성갑숙] 아사녀가 아사달에게 (낭송: 이지현/한국시낭송협회)

가마실 / 설인 2011. 11. 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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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녀가 아사달에게

성갑숙

 

정녕 무탈하신지요

뼈를 깎는 정 소리 멈추었고

영지는 하 맑아 혼이라도 비출 모양이건만

 

마음을 비워야 보인다는 그림자

지난밤도 보여주지 않으니

비워야 할 것이 아직 남았음이라

 

오늘 백제땅 너머 신라로 다시 들어와

토함산 천년 불심 의지하여 빌어 보오

삼년에 삼십년을 덧칠한 그림자일지라도

지우고 지우다 보면 하얗게 비워질까 하오만

 

불가로다 불가로다

 

석굴암 오르는 숲길 따라

흐려가는 눈 맑게 씻어

꿈속에서라도 어렴풋 눈 길 줄테니

한번쯤 손이라도 내밀어 보오

 

역사는 우리를

남매라 했다가

지아비 지어미라고도 했다가

그 어느 것이면 또 어떠하오

 

불국사 구정광장 ‘영원’으로 속삭이며

천세만인 우리 인연 이어지길 소원하니

또 한세상 이어가며 고이 품어 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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